AM 02:02 시작
오늘도 안녕!
이틀만에 돌아왔습니다.
그저께만 해도 1일 1글 하겠다던 사람 어디 갔다 왔냐구요? 그을쎄요...... 미국 갔었나?
그냥 어제는 이상하게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할지 감이 안 오더라고. 쓸 말이 생각이 안 났다기보다는, 머릿속이 복잡해서 어떤 걸 적어야 할지 잘 몰랐었던 것 같아. 본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1일 1글이라는 목표는 완수하고 싶었어서 4일이 지나가기 전에 글은 써 놨었다. 나중에 천천히 내용 추가하려고 했는데...... 정말 솔직하게, 그냥 쓰기 싫더라고. 그리고 날짜가 지나기 전에 알맹이 없이 업로드만 해 놓는다고 해서 1일 1글이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있었다. 편법 같기도 해서 그냥 삭제해 버렸다. 그런 날도 있는 거지, 뭐. 날짜에 구애 받지 않고 꾸준히 쓰기만 하면 되는 거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어서, 좋아해서 하는 취미니까.
어제는 혼자 이것저것 공부한 하루였다.
그리고 머릿속을 어지럽게 돌아다니는 여러 가지 생각도 정리했다. 아마 내 글을 꾸준히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요새의 나는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부정적인 일이 일어나도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부정적인 감정들이 날 잠식시키지 못하도록 어떻게든 누르려고 했다. 근데, 솔직히 그럴수록 그 감정들은 어떻게든 다시 올라와 나를 괴롭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좋은 일들이 일어난 건 맞지만, 어떻게 사람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좋은 일만 생길 수 있겠어. 이걸 인정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다.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리더라고. 긍정이 일상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건 분명하지만, 우리가 흔히 나쁘다고 치부해 버리는 다른 감정들-분노, 슬픔, 고독감, 외로움, 소외감, 우울, 그리고 결이 비슷한 모든 감정들-은 아예 없앨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거였다. 왜냐하면,
저항하는 것은 지속될 뿐이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융'이 남긴 말이다. 내가 며칠간 고민했던 문제들을 꿰뚫는 말.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것을 문제로 바라본다는 것은 곧 그 일에 저항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는 알아보려고 하지 않은 채로 '해결'-나 같은 경우에는 안 좋은 감정들을 적어 그대로 마주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좋은 말들로 합리화하려고 했다-하려는 것은 사실은 '저항'하는 것이었다. 저항하지 않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나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야말로 내가 편안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었다. 긍정할 때 억지스럽다거나 불편한 마음이 들면 그것은 가짜 긍정이고, 반대로 긍정할 때 마음이 편해지고 자연스러운 미소가 지어진다면 그것이 진짜 긍정이다. '잘될 거야.' 가 아니라 '잘되지 않아도 괜찮아.' 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적고 보니 당연한 사실이다. 당연하지만 깨닫는 데에 시간이 필요했다. 무엇이든 경험해 봐야 아는 거니까. 그래서 이제는 내가 정말 긍정하고 싶을 때만 긍정하려고 한다. 혹시 그간의 내 글을 보며 '이 사람은 진짜 긍정적인 사람이네.', '거의 좋은 말만 적는 걸 보니 항상 밝고 명랑한 사람인가 봐.' 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의 글들에서 보일 나의 솔직한 감정들을 마주하며 '원래 안 이랬는데 왜 이래?' 싶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오늘 친해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인분께서 어떻게 저 사람은 매일 저렇게 긍정적일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하셨는데, 사실 그 말을 들으면서도 조금의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그냥 보통 사람이다. 어떤 날은 기분이 좋기도 하고, 어떤 날은 보통의 상태로 잔잔한 행복을 누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가라앉아 한없이 작아지기도 하는, 그런 보통의 사람. 그래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나의 매력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어제의 내 감정과 상태가 어땠든, 얼마나 넘어지고 힘이 들었든, 결국 일어나고 또 일어서 더 나은 내가 되고자 한다는 거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앞으로는 가식 안 떨겠다는 얘기다. 원래도 많이 꾸며내진 않았지만, 앞으론 더 솔직하겠다는 얘기. 좋은 감정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도 다 껴안고 사랑하겠다는 얘기다. 그게 싫은 사람이 있다면, 아주 개인적인 나의 공간인 이곳으로 오는 발걸음을 끊어 달라고 말하고 싶다. 어차피 내 감정 일기니까 누가 보든, 보다가 그만두든 상관없지만, 이런 모든 사실에도 나와 하루하루를 함께할 사람이 있다면 이왕이면 이런 솔직한 모습까지도 그랬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며 덤덤하게 봐 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라면 나도 당신이 어떤 모습을 보이든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전에도 말했지만, 내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내 하루를, 내 마음을 보러 이곳에 방문하더라. 날이 갈수록 늘어 가는 방문자 수를 보고 있자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 중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항상 그랬듯 지금 내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나의 뇌를 내가 행복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은 자기 긍정, 타인 긍정 외에는 없다.
내가 나에 대해 뿌듯하게 느끼고, 내가 내 인생에 주인임을 느끼고, 내가 나를 은은하게 긍정하고, 타인을 용서하고, 연민하고, 사랑하고, 수용하고, 감사하고, 존중하면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어 그때 멘탈이 건강해진다. 그때 행복해진다. 행복을 지연시키지 말고, 오늘 지금 이 순간부터 당장 행복해지는 것. 내가 나 자신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나 자신을 용서하고, 나 자신에 대한 연민을 느끼고, 나 자신을 보살피며, 내가 나를 사랑하고, 수용하고, 감사하며, 나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 얽매이지 말고, 집착하지 않는 것. 항상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으로 내 편도체의 건강을 지키며 살 것. 나의 뇌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한다. 노력하고 있고, 요즘 하루하루 자기애가 늘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어 내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나눠야겠다. 내일은 오늘과 다른 이유로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설령 다른 이유가 없더라도, 내가 나를 싫어할 이유가 없음을 상기하며 그 편안함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 이름뿐만 아니라 나 자체가 사랑이 되고 싶다. 나의 사랑, 내 가족의 사랑, 내 주변인들의 사랑, 당신의 사랑.
오늘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일이 있었다.
남들은 몰라도 나는 분명 느낄 수 있었던 그런 일. 인생을 살며 몇 번을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언제 봐도 적응하기 쉽지 않다.
사실 많이 불쾌했지만 흘러 가게 두려고 한다. 사실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일로 인한 불쾌했던 감정은 사뭇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자신의 일처럼 경청해 준 그 친구덕에 많이 가라앉았다. 오늘 또 고마운 일이 늘었다. 같이 있으면 편안한 그 친구가 요새 더 좋다. 오늘 내 플리에 있는 음악 프로필 뮤직으로 해 놓은 것도 너무 귀여웠다.
그래.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은 나를 상처 입힐 수 없다.
내 마음을 대변하는 유명인의 인터뷰 내용으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내일은 더 성장해 있는 우리가 되자.
오늘도 와 줘서 고마워.
오늘은 여기까지.
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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