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2024-11-01

너의 선율 2024. 11. 1. 09:37



 

 

 

AM 07:53 시작

 

 

 

 

안녕. ~근데 대충 좀비처럼 느어어어 거리며~

피곤해 죽겠는데 꾸역꾸역 어제의 행복했던 기억들을 기록하고 싶어서 잠들기 직전에 몸 일으켜 블로그까지 들어와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31 일자 글 마무리하기 전에 '내일은 오늘보다 분명 더 즐겁고 기쁜 일이 가득할 것 같다' 라고 했는데, 정말 말하는 대로 됐지 뭐야.

이것 봐. 정말 생각하는 대로 된다니까. 괜히 좋아한 게 아니야. 그래서 훗날 힘든 날 지금 적어 뒀던 걸 보면서 상기하려는 목적이다.

생각하는 대로 된다. 내 감정이 나의 내일이 된다니까. 맞잖아.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증명했으니까 믿을 수밖에 없어, 나는. 의심하지 마.

별개로 글 쓰는 습관을 들이고 싶은 것도 있다. 하루 건너뛰고 그러면 또 며칠 동안 안 쓰고 그럴까 싶어서. 요새 글 쓰는 게 재밌어서 그러지는 않을 것 같지만서도. 그리고 내 감정 일기-라고 쓰고 사실은 뭐라고 딱히 정의할 수 없는 어떤 것이라고 읽는다-가 재미있는지 예상보다 내 글을 읽으러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신이 나서 더 열심히 하는 거기도 하고. 난 기껏 해야 많아도 다섯 명쯤 볼 줄 알았다. 잘 봤다고 누군가가 하트를 눌러 줄 때마다 왠지 모를 쾌감이 막. 막막! 물론 그들이 꾸준할 거라는 보장도 없고, 언제까지 읽어 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좋은 건 좋은 거다. 재밌다는 거잖아, 내 글이. 그리고 궁극적으로 내가 재미있다는 거잖아. 그만큼 내가 궁금하다는 의미이기도 할 거고. 그냥 이런 모든 것들이 요즈음의 내 일상에 활기를 더해 주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되었다. 피곤한데도 나를 위해, 이 글을 봐 주는 당신들을 위해 글 쓰고 싶었다는 얘기를 아주 장황하게도 적었다. 근데 기쁘지? 다 알아요.

 

 

 

근데 피곤해서 자꾸 뭘 쓰려고 했었는지 까먹고 멍만 때리게 되네.

음, 그러니까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면... 맞아. 어제는 주변 사람들 덕에 많이 행복한 하루였다.

이상하게 보통 해 뜨면 졸린데, 어제는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잠이 안 오는 거다. 그래서 그냥 잘됐다 싶어서 강제로라도 패턴 돌리려고 아예 안 자고 늦은 밤에 잠드려고 했다. 그래서 대충 책 좀 읽고, 공부도 하고, 유튜브도 보다가 오후 열두 시쯤에 일어나서 하릴없이 느적느적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갑자기 막 지인들한테 연락이 퐁퐁 솟구치는 거다. 아, 방금 퐁퐁 솟구친다는 표현 좀 귀여웠어. 어쨌든, 그래서 여유롭게 다 회신하고 있는데, 잠을 안 자고 각성 상태가 되어서 그런지, 아님 그냥 그때의 내 기분이 좋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들이 모두 다 재밌는 거다. 당연하게도 이 사람, 저 사람과 각각 나누는 대화 내용이나 결 같은 건 다 달랐는데, 그게 새삼 다르게 느껴지면서 재미있는 거야. 무슨 느낌인지 감이 오려나? 그리고 뜬금없지만 방금 또 행복했는데, 지금 내 디코방에서 친구랑 조용히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음성 채널에 와서 아침 인사를 한다. 그냥 이런 소소한 것들이 감사하고 행복한 요즘이다. 별것도 아닌 걸로 그런다고 할 수도 있지만, 최근에 점점 느끼며 깨달아 가는 사실이 있다. 행복한 일이 일어나서 행복한 게 아니라, 아무 탈 없이 그저 순탄한 일상이 흘러 가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행복한 상태라는 것. 꼭 요즘의 나 같다. 내가 큰 노력을 해야만 근본적으로 바뀌는, 내 인생에서 중요한 큰 일 몇 개가 아니라면 일상이 잔잔하고 순조롭다. 사실 이 정도만으로도 참 좋다.

 

 

 

졸려서 그런가, 아님 멍해서 그런가 자꾸 얘기가 삼천포로 빠진다.

그래서 이어서 얘기하자면, 그렇게 기분 좋은 상태로 지인들이랑 연락하고 있는 와중에, 그뿐만이 아니라 최근에 내가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랑 좀 더 매끄럽게 대화가 됐다는 거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소속감이 조금 더 들었다고 해야 하나? 적다 보니 생각이 났다. 내가 최근에 가장 친해지고 싶었던 몇 사람과 좀 더 깊은 얘기를 나눴다. 그저께 내가 행복한 감정을 나누고 싶어 나눴던 선물이 (꼭 물질적인 게 아니더라도) 그대로 나한테 돌아왔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내가 마음을 준다고, 내가 마음을 연다고 해서 상대방도 그러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과장 조금 보태서 적은 시간 대비 기적이라고도 생각한다-무려 세 명 이상이나 내게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어 주고 표현해 줬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쁘고 고마웠다.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그리고 내 자신이 더 좋아지더라. 친해지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다는 감정에 솔직하게 다가갔으니 이들도 내게 마음을 열어 준 거겠지 싶어서. 잠들기 전엔 이게 제일 좋았다. 앞으로 내가 그들에게 더 많은 행복이 되어 주고 싶다. 그게 내 행복이 되기도 하니까.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을 땐, 다른 곳에서 좋게 보고 있었던 사람이 같이 게임하자고 제안을 했다. 사실 그게 인원이 부족했는데 마침 내가 있었어서인지, 아님 나랑 같이 게임을 하고 싶어서였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사실 그런 건 상관없지. 그냥 내가 좋게 보고 있던 사람이 손을 내밀었다는 게 중요한 거다. 그 사실 자체도 좋았는데, 같이 게임하면서 또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고 게임도 대부분 이겼다. 마지막 판이 좀 그렇긴 했지만 딱히 기분이 나쁘거나 그러진 않았다. 나쁜 감정이 생기려고 할 때 내 감정이 아니라 제 3자의 감정인 것처럼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중인데, 이건 그 연습의 결과가 좋았다고 볼 수 있겠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것도 행복한 점이다. 시간의 흐름대로 계속 말해 보자면, 요새 친해지고 있는 지인이 카페 기프티콘이랑 치킨 선물을 줬다. 진짜 고맙게도! 그 마음이 얼마나 예쁘고 고마운지 모른다.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다시 한 번 고맙다고, 덕분에 어제 많이 행복했다고, 다 덕분이라고 다시 한 번 말해 주고 싶다. 아, 게임 같이 하자고 손 내밀어 주고 끝나고 막판 때문에 기분 안 좋은 거 아니냐고, 괜찮냐고 물어봐 준 그 친구도 같이! 근데 그 친구는 이 글을 안 볼 것 같긴 하다. 안 봐도 그냥 혼잣말, 혼잣말. 보면 좋은 거고! 직접 얘기하긴 했는데, 그 친구랑 따로도 게임해 보고 싶다. 뭔가 분위기가 다를 거 같아서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랑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기도 해서. 음, 아무튼, 그래서 먹고 싶은 치킨을 시켰고, 요새 삶의 낙인 (다이어트 하느라 당 충전을 제대로 못 하는 내 일상의 구세주) 제로 콜라도 야무지게 왕창 마셨다. 쓰다 보니 지금도 먹고 싶어졌다. 근데 냉장고 열러 가면 엄마가 잠에서 깰까 봐 그건 못 하겠다. 갑자기 급 쭈구리 됨. 어제 물 대신 종일 콜라 마셔서 혹사당했을 내 이빨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너무 최근에 친해진 사람들만 얘기한 것 같아서 로스트아크 고정팟분들에 대해서도 적고 싶어졌다. 동생이지만 동생 같지 않은, 요새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참 즐겁고 잘 맞는다 싶은, 어떤 게임이든 잘하고 공대장도 잘하는 그 친구는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부터 계속 생각하긴 했지만 고정팟 인원들 전부 시간 조정하면서 공대장도 잡고, 암수 브리핑도 하고 의견 차이가 나면 조율하려고 하는 그 모든 모습이 참 멋있다고 생각한다. 멀티 절대 안 되는 나 같으면 잘 해내지 못했을 일들을 척척 해내는 모습을 보면 비단 게임뿐만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더라도 어디서든 예쁨 받을 것 같다. 낯가리는 성격이면서 내가 내 디코방 사람들이랑 잘 어울려 주길 바라는 눈치니까 노력해 주는 모습도 고맙고, 스타듀밸리 하고 싶다고 하니까 몇 시간 동안 리텍 파일 찾으면서 고생해 준 것도 고맙고, 2막 하브 2관 노말로 도망치려던 나를 끝까지 데리고 가서 결국 성불하게 해 준 것도 고맙고, 이 친구와 사소한 일상을 나누며 스몰 토크 하는 것도 참 즐겁다. 수많은 사람들 중 날 알아보고 고정으로 함께하자고 손 내밀어 줘서 고맙다고 말해 주고 싶다. 전에 한 번 비슷하게 말한 거 같긴 한데... 나중엔 직접 한 번 더 얘기해 주고 싶다. 돌아보며 적어 보니 고마운 것 투성이다. 오늘 하루 행복하라고 말해 줘야지. 이제는 없으면 안 되는 소중한 사람이 된 것 같다. 노래 선물도 줄 거야. 그리고 다른 두 분에 대해서도 얘기하자면, 그 두 분이 장난으로 티격태격하시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게 해 주신다. 전에 서로 잘 알지 못해서, 소통하는 방법이 서툴러서 생겼던 문제에 대해서도 어찌 보면 그대로 돌아설 수도 있으셨을 텐데 한 번 더 대화해 주시고 타협점을 찾아 바뀌겠다고 말씀해 주셨던 부분이 너무 감사했다. 장난스럽게 말씀하시지만 결국 항상 분위기 띄워 주시는 것도 좋고, 내 금쪽이 딜러랑 같이 가면 서폿으로 열심히 집중 케어 해 주시는 것도 정말 좋고 두 분과 함께하는 레이드가 항상 즐겁다. 아, 그러고 보니 두 분은 4관 완전 숙련이신데 몇 주 동안 거의 바보인 나를 데리고 트라이 같이 가 주시고, 클경방 같이 가 주신 것도 (이건 앞서 말한 그 친구도 포함이다) 정말 감사한 일 중 하나다. 얼른 숙제 빨리 끝내서 이번 주나 다음 주에 같이 꼭 좀보이드 재밌게 하고 싶다. 앞으로의 로스트아크도 마찬가지다. 함께 더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고 싶다.

 

 

 

그리고 새벽에 행복했던 일!

지금부터 얘기하는 것들은 객관적으로 그뭔씹일 수 있다. 근데 내가 오타쿠인 걸 어째요. 견뎌.

요새 다이어트 하고 공부하고 그런 자기 개발하는 것 외에도 자캐 캐디하고 커미션 찾아보는 거에 빠져 있는데, 새로운 지인분이 좋은 사이트를 소개해 주셔서 밤에 두 시간 정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설(자캐)이 캐디 했던 것 같다. 평소에 하던 픽크루보다 훨씬 세심하게 만들 수 있어서 대충 정해 놨던 부분들이 세세하게 가닥이 잡힌 것 같아서 좋았다! 사이트만 소개해 주신 게 아니라 좋은 말씀도 해 주시고 (설이 귀엽다거나, 캐디 엄청 잘한다거나,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잘할 것이라거나) 이것저것 선물도 해 주셔서 엄청 감사했다. 그렇게 행복한 상태로 있는데, 내가 평소에 궁금했던 자캐 커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이 궁금한 것들에 대해 잘 알려 줘서 흥미롭고 도파민 쏟아지는 새벽이었다. 내가 커뮤 뛰어 보고 싶다고 하니까 구상했던 거 같이 해 보자고 말해 주는 게 얼마나 고마웠던지. 그냥 어제는 하루 종일 행복하고 고마운 일 투성이다. 거의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라 단체방에서 얘기하는 거 보고 있으면 너무 귀엽다.

 

 

 

행복했던 일을 적다 보니 난데없이 주변 지인들 찬양글이 되어 버렸는데...... 오히려 좋아.

빈틈 없이 행복했던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할 수 있을까? 당연히 그럴 수 있지. 오늘은 또 어떤 일들이 있을까 기대된다.

오늘은 어제의 나보다 더 행복할 거야. 고마운 사람들을 위해 내가 먼저 좋은 말 해 주고, 한 발 일찍 움직일 거니까.

내가 어제보다 사랑스러워진 오늘이다. 글 적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아침부터 귀엽게 모여 온기 나누는 내 사람들한테 인사 나누고 이제 자러 가야지.

 

 

 

 

 

 

 

오늘도 보러 와 줘서 고마워!

당신도 나도 오늘 하루 빈틈 없이 행복하게 보내자, 알았지?

오늘은 여기까지. 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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