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08:08 시작
매일 글을 쓰겠다고 했지만 그럼 그렇지. 첫글을 쓰고 벌써 한 달이나 지났다.
첫글은 암호가 걸려 있는데,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부끄러운 내용이 많아서 그렇다.
어떤 누군가가 내 글을, 내 기록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그 중 한 사람에게 암호를 알려 주고 싶다.
나 이런 일들이 있었고, 이런 감정이었어. 그때 이런 글을 썼었다? 하면서.
너 왜 또 작심삼일 했어? 라고 내 자신을 탓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원래 글 쓰는 건 강박이 있으면 더 안 써져. 이유가 있었으니 쓰기 싫었겠지~
괜찮다. 계속 쓰기만 하면 되지.
갑자기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생각이 복잡할 때 글을 쓰면 거짓말처럼 마음이 가라앉더라고.
그리고 나중에 내가 쓴 글을 보면서 '맞아, 이땐 이런 감정이었지. 이런 생각을 했어.' 하며 추억할 수 있더라.
부수적인 이유로는, 내가 궁금한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거의 일기 같은 글일 거라 부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글보다 그 사람을 잘 보여 주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 일생 일대의 좋은 기회를 얻은 거야. 적은 노력 대비 날 이렇게 깊게 알아 갈 수 있는 기회가 또 어디 있어요.
근데, 그거랑은 별개로 궁금해해 줘서 고마워.
당신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타인을 궁금해하고 그 사람을 위해 시간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 고마워요.
글재주가 좋은 편도 아니고, 전문적으로 많이 배운 게 아니라 막힘 없이 읽히진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이런 점마저 귀여워해 주라.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게는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일단, 첫 번째로 가장 큰 변화는 내가 내 자신에게 훨씬 관대해졌다는 거다.
음, 그러니까, 전처럼 극단적인 자기 비하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됐다.
정확히 말하면, 이제 내 스스로가 나 자신에게 모진 말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먼저 내 탓을 했다. 조금 더 잘할걸, 조금 더 신경 쓸걸, 조금 더 봤었더라면.
그런데 그렇게 나 자신을 탓하며 마음에 하나씩 바늘을 꽂다 보니 시간이 지난 후에 남는 건 상처 투성이인 나인 거다.
뭐가 남아? 뭐가 좋은데? 더 나아진 게 있어?
당연하게도 없었다, 아무것도. 그나마 꼽자면 내 자신을 몇 번이나 돌아볼 수 있었다는 점? 딱 그 정도.
그것도 엄청나게 큰 장점은 아니었지만!
꽤 큰 사건 이후로 부정적이었던 사고회로가 바뀌는 건 자연스러운 절차였을지도 모른다.
떠올려 봤자 기분만 나빠지는 그 사건은 구태여 말하고 싶지 않고, 어쨌든 중요한 건 내가 긍정왕이 됐다는 거다.
이거 하나로도 충분히 값진 결과다.
긍정의 힘은 엄청나다. 요새 몸소 체감하고 있다.
거의 모든 일이 내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간다.
난 잘할 거고, 내 주변엔 사랑이 넘쳐날 거고, 나는 행복해질 거고, 하는 일마다 족족 잘될 거고, 보너스로 내 주변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역시 모두 잘될 거라고 생각 날 때마다 되뇌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됐다.
내가 생각한 대로, 원한 것대로 이루어지니 자연스레 나 자신이 좋아졌다. 하루하루 더 사랑하게 됐다.
오늘은 이래서 내가 좋고, 내일은 저래서 좋을 것만 같았다. 내가 사랑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내일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오늘은 이런 일이 있어서 재밌었고, 이런 일 때문에 행복했는데 내일은 어떤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며 미소 짓게 됐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나 자신에게 아픈 말을 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슬퍼하지 않는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하며 다른 생각을 하거나, 그래도 기분이 안 좋을 땐 그냥 자 버린다. 자고 일어나면 기분이 조금 풀린다. 그 상황이 어느 정도 해결되어 있기도 하고.
이렇게 간단했던걸 그동안 왜 그렇게 빙빙, 빙빙 돌았던걸까? 방법을 몰라 잘못된 방식으로 감정을 해소했던 과거의 내가 그저 안타깝고, 나아가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하며 안아 주고 싶다.
오로지 나만을 마주하는 시간이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다.
이십 대 중반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 나에 대해 모르는 것들이 많더라.
정확히 어떤 사람이 좋은지, 어떤 음식이 좋고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내 미래는 어땠으면 좋겠는지 등등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부터 커다란 것들까지.
그래서 천천히 알아 가는 중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나 자신을 솔직하게 마주하기 위해서. 내 감정과 생각을 기록하기 위해서.
나 자신과 내가 제일 친해지기 위해서.
아, 오늘 새벽에 계획했던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발라드, 밴드, 팝송, 케이팝, 제이팝, 우타이테 등 장르는 다양하지만 전부 좋은 곡밖에 없다.
어떤 기준으로 플리를 만들었냐고 하면... 대부분 감상했을 때 '벅차오르는 느낌'을 주는 곡들이다.
비유하자면 좋은 날씨 아침에 집을 나서며 들으면 기분이 끝내 줄 것 같은 곡들!
물론 몇몇 곡들은 선정 기준과 다르게 잔잔하게 커피 한 잔 하며 듣기 좋은 것들도 있다. 그냥 대부분 그렇다는 거다.
좋은 곡들은 같이 듣고 감상을 나누면 더 좋으니까 공유한다. 계속해서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플리가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하기. 듣고 나랑 감상 나누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안 그래도 좋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서 장황한 내용이 되어 버렸는데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싶다.
마치려고 보니 시간이 벌써 로아 점검 끝날 시간이다. 업데이트 뭐 됐는지 확인하고 자러 가야지. 'w'
아, 맞다...... 아까 내가 지금까지 로아 한 시간을 확인해 보니까 만 시간이 넘었더라. 아무리 오베 때부터 했다고 해도 이거 맞아?
확인하는 순간 이 시간을 다른 곳에 썼으면 진작에 자가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그만큼 진심이었으니까, 응.... 진짜 열심히 했다. 지금도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할 수 있는 선에서 열심히 하고 있고.
로아는 나에게 게임 그 이상의 가치니까.
그래도 앞으로는 현생에 좀 더 힘 쏟자, 나 자신아. (제발)
여기까지 봐 준 사람이 있다면 내 글이 재미있었다는 거겠지?
바로 다음 날 새로운 글을 쓸 수도 있고, 또 한참 뒤에 올라올 수도 있겠지만
다음에 또 와요, 스트레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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