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다.
온 세상이 하얗다.
온통 예쁜 풍경 뿐일 텐데 내 마음에는 따뜻한 함박눈이 아닌 추적한 비가 내린다.
겨울이다.
건조한 손을 괜히 만지작거리다 살이 뜯겼다.
갑자기 피어난 두려움처럼, 뜯겨진 살점 아래에서 피는 멈출 생각이 없다.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자꾸만 실수하는 것 같아.
자꾸 상처 주게 되는 것 같고.
한숨과 침묵이 너무 아프게 들려.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일하는데 이런 사소한 일로 신경 쓰게 하고 싶지도 않았어.
집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졸음이 쏟아진다.
입병 날 것 같아.
그냥 여기저기 다 아픈 곳 투성이인 날이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무서워.
아파.
자고 싶어.
집에 갈래.